호남성 익양에 있는 익양차창에서 제작한 복전차입니다. 흑차 업계에서는 나름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는 익양차창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번을 시작으로 가끔 익양 제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흑차를 좋아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름도 멋진 黃金水之戀입니다. 직역하면 '황금물의 사랑'인데, 아마도 이 차를 우린 등황색 찻물이 사랑스러울 정도로 맛있고 좋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이 복전차는 주로 티벳이나 신강 쪽으로 많이 판매됩니다. 그래서 티벳의 장족 문자와 신강의 위구르 문자를 사용해서 이 차를 설명해놓았습니다. 맨 위의 중국어 설명문과 같은 내용이겠지요.

신강위구르자치구산품질량감독검험소라는 기관에서 감독해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踪이란 말은 '뒤를 좇다'라는 뜻인데, 여기에서는 제작을 감독했다는 뜻으로 쓰인 것 같아요.

전형적인 복전차의 모양입니다. 줄기의 비율이 높고 노엽과 황편이 많습니다. 서쪽 변방의 유목민족에게는 유제품과 복전 찻잎을 한 데 넣고 물을 부어 장시간 끓여 수유차를 만들어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제가 신강에 갔을 때 그런 차를 본 적이 있는데 아주 고급이라면 몰라도 일반 서민이 먹는 수유차는 맛이 좀 없습니다.

복전차에는 이렇게 금화가 피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화가 많은 것이 반드시 좋은 차라는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금화가 많은 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0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첫포부터 전형적인 복전차의 맛과 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차품에 보관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습을 먹지 않아서 잡미 잡향이 없습니다. 단맛이 많고 발효도는 진기에 비해 조금 높은 편입니다. 흑차 매니아들에게 10년 후를 보고 몇 편이라도 소장하시라고 권합니다. 아직 흑차의 세계를 접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이 차를 통해 입문하셔도 좋겠습니다. 흑차는 보이차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달달하고 부드러워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차입니다. 보이차에 비하면 살짝 단조로운 면이 있습니다만, 그것 또한 관점에 따라 간결한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가성비 높은 차이니 소량이라도 쟁여놓으시길 권합니다.

정상적인 엽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