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쌍판납행에서는 이전에 가보지 않은 차산을 가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동행한 두 분 회원은 차산을 꼭 가봐야하기 때문에 가까운 남나산과 포랑산을 다녀왔습니다.

남나산 차왕수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저는 예전에 차왕수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반파채를 통해서 갔는데 이번에는 다의채를 먼저 갔다가 아구채를 통해서 차왕수를 보러 갔습니다.

올해 운남은 가뭄입니다. 작년에는 끔찍한 가뭄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좀 심한 가뭄입니다. 그래서 아직 차잎이 나오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원래 2월말부터 채엽이 시작되는 게 정상인데 작년과 올해는 그렇지 못합니다. 제가 23~27일 사이에 운남에 있었는데 그때는 일부 지역의 대지차가 나온 상태였고 대수차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3월 15일 정도는 되어야 대수차 가격이 대략 정해질 것 같습니다.

차왕수 보러 가는 길에찍은 사진입니다. 새잎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냇물이 있습니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이렇게 친절하게 만들어놨습니다. 물맛이 좋습니다.

이번에 참가하신 펜슬님과 신비님입니다.

예전에는 없던 것이 생겼습니다. 남나산 차왕수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한 명 고용했습니다.

바로 이 아주머니가 차왕수를 지킵니다.

재배형 야생차입니다. 수령은 800년 이상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수령이 가장 높은 차왕수는 방위산의 2700년 수령 야생형 야생차 나무라고 합니다.

차왕수에서 새 잎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현재 차왕수 잎으로는 차를 못 만들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지나가는 얘기로 하는 건데, 보이차 포장지에 천년야생교목고차 따위의 말이 들어 있는 것은 거의 전부 거짓말입니다. 300년 수령 이상의 고수차로 만들었다느니 하는 말도 신빙성이 거의 없는 말이니 믿으면 안 됩니다. 현지 실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얘기인데 소비자들은 그런 것을 알 도리가 없으니 사기성 상행위가 판을 치게 되는 것이지요.

차왕수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재미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어를 보기 힘든 곳에서 한국어로 된 간판을 보았습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김씨 성 가진 한국 여성 한 분이 이 집 주인에게 차를 조금 산 다음에 이 간판을 걸어달라고 부탁해서 걸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작년에도 갔던 다의채 작산일차창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사장인 삼사선생이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원래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주겠다고 했는데 우리 일행이 여섯 명밖에 되지 않아서 잡지 말라고 했습니다.

시골집의 소박한 풍경입니다. 이런 칼을 씁니다. ㅎㅎ

애니족이든 태족이든 이 동네는 이층집으로 된 집을 짓습니다. 개와 사람이 공존하며 주방과 거실, 침실이 모두 하나입니다.

다의채에서 조금 더 올라갔습니다. 남나산은 정상이 해발 2000미터가 조금 안 됩니다.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마을이 바로 석두채입니다.

이곳은 다의채입니다. 남나산 최고해발의 마을입니다. 합니족, 애니족 위주의 인구구성입니다.

원래 합니족과 애니족은 풍습도 비슷하고 말도 비슷합니다. 검은색을 아름다운 색이라고 여기며 전통의상에도 검은색이 많이 들어갑니다. 태족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산쪽으로 들어와서 살게 되었는데 기름진 평야는 태족이 차지하고 척박한 산골은 합니족과 애니족이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보이차가 비싸져서 좋은 차가 나는 곳은 대개 합니족, 애니족이 거주하는 곳일 확률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노반장이죠.

안구정화.

운남은 식물의 왕국입니다. 기기묘묘한 꽃과 풀이 넘쳐나는 곳이죠.

우리 경운차창의 남나산고차원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반파채 입구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우리나라 전통마을의 솟대나 장승 같은 역할을 하는 문입니다.

남녀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고 칼같은 무기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차사업을 중시하여 고차원에서 제초제와 농약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고차원에서는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인공조림한 다원에서는 농약과 비료를 사용합니다. 고원지대라 병충해가 별로 없는데 만약 있으면 저독성 농약을 사용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농약은 제초제인데 남용하지 말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차 중에서 보이차는 농약과 비료를 가장 적게 쓰는 차종입니다. 농약 걱정에 차를 못 마신다면 벼로 만든 밥도 먹기 어려울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실제로 제가 통관한 수많은 보이차 중에서 식약청 검사의 검역에 불합격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지차든 대수차든 전부 무사통과했습니다.

대지차입니다. 싹이 돋아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자라나옵니다. 며칠만 있으면 채엽이 가능합니다.

여기는 경운차창 뒷산에 있는 차밭입니다. 초막은 차농이 농기구를 놓는 장소이며 이곳에서 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