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가 아주 높은 차를 소개합니다.

2007년 보이차 업계에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에 나온 차입니다. 이름도 멋집니다. 홍인이나 황인도 아니고 무려 황금인이라니 좀 대단한 느낌도 나는군요. 8831은 예전 곤명차창에서 만든 차의 이름을 짓는 방식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마지막 숫자가 1로 끝나는 것은 곤명차창 제품인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7581같은 숙전차가 바로 곤명차창의 대표작입니다. 특이하게 380g 규격입니다.

위조를 방지하는 방위표가 붙어 있습니다.

2007년 4월에 출시했군요.

포장을 여니 거무스름한 병면이 반겨줍니다.

병면에 이런 분말은 포장지를 갉아먹는 책벌레의 흔적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안 좋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차품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포장지의 재질에 해로운 화학성분이 없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솔로 털어내면 깨끗해집니다. 후~ 불어도 됩니다.

부분적으로 미세하게 백상이 있습니다. 혹시 습창에 들어간 적이 있나 의심이 되어서 향을 맡아봤더니 그런 흔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시음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일부러 백상이 조금 있는 부분을 뜯어서 시음해보겠습니다.

9.9g을 우려봅니다. 긴압이 아주 단단한 편이라서 가장자리를 손으로 뜯어내는 것이 좀 힘들었습니다.

단담함에도 불구하고 세차할 때 이렇게 살짝 떠오릅니다. 진기가 어느 정도 되는 차들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차가 건창 보관이라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신차는 대개 그런 현상이 없습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긴압이 단단해서 초반에는 잘 우러나지 않습니다. 3포까지 잘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4포부터 겨우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는 탕색이 아주 잘 나옵니다. 단맛이 아주 좋고 회감도 빠릅니다. 단단한 긴압의 청병이 이 정도 탕색과 발효도가 나오려면 대개 두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첫째는 습창같은 온도나 습도가 높은 환경에 보관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창미가 없을 수 없습니다. 이 차에는 창미가 없으므로 습창차는 아닙니다. 둘째는 처음부터 발효도가 높은 모차를 사용했을 경우입니다. 노료신압老料新壓이라고 하는데, 압병한 연도보다 진기가 더 나오게 만드는 겁니다. 이 차가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는 05년 이전의 원료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보관 환경도 완전히 건조한 곳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나 약간의 백상이 생긴 것이겠죠. 제가 보기엔 이 정도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입니다. 만약 보이차에 조금의 백상이라도 있어선 안 된다고 믿는 분이라면 이 차는 패스하시길 바랍니다. 발효도 높은 정상적인 중기차를 초염가에 구매해 몇 년 저장한 후에 쉽게 노차를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이 차의 구매를 강력히 권합니다.

아주 정상적인 엽저로서 전혀 07년 차같은 느낌이 없습니다. 02년 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높은 발효도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