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는 원래 중국 보이차 업계에서 상당한 고가에 거래되는 차인데, 약간 습을 먹어서 초염가에 나온 것을 소량 들여왔습니다. 초염가라고는 해도 애초의 가격이 좀 비싸다 보니 그래도 살짝 부담되는 면이 있습니다.

03년 이전에 나온 노동지차전 생차는 이미 구하기 힘든 차가 되어버렸고, 구한다 해도 너무 비싸져서 쉽게 접근하기 힘듭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왔으니 가능하면 1묶음(4편) 정도는 소장하시길 권합니다.

2003년 5월 13일에 출시되었습니다. 이 당시에 나온 전차의 포장에 특징이 있습니다. 뒷면에 손가락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우피지 포장이 완전히 밀봉되지 않았습니다.

하얀 점이 몇 군데 있는데, 차벌레의 흔적입니다. 차벌레는 몇 종류 알려진 것이 있는데, 찻잎 자체를 갉아먹는 것도 있고 종이나 죽통 포장을 갉아먹는 것도 있습니다. 이 차에는 찻잎을 먹는 차벌레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뒷면에는 약간의 백상이 있습니다. 표면에만 조금 있을 뿐 내부에는 백상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광동에 내내 보관하면서 약간의 습을 먹었으나,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이런 차를 더 좋아하는 분도 많습니다. 조금의 백상이라도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 차를 구매하지 마세요.

이 당시 해만차창의 전차에는 이런 죽편竹片으로 만든 내비를 한 개씩 찻잎 속에 넣어서 제작했습니다. 05년 전반기까지 이런 식으로 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식품위생법이 조금 바뀌었던가 하는 이유로 죽편 내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9.9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긴압이 단단해서 3포까지는 차탕이 잘 안 우러나다가, 4포부터 본격적인 맛이 나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90년대 차처럼 탕색이 진합니다. 습을 먹었다는 것은 창미가 있다는 얘기도 되지만 후발효가 일반 건창차보다 훨씬 많이 진행되었다는 얘기도 됩니다. 탕색이 아주 진하고 점성도도 높으며 발효도도 높고 부드럽습니다. 단맛도 아주 좋습니다. 노차 위주로 차생활을 즐기는 분이라면 이런 차를 좋아할 확률이 꽤 높습니다. 완전건창이면서 이런 탕색이 나오려면 적어도 25년 진기는 되어야 합니다. 장점과 단점이 혼재하는 차라는 것을 고려하시고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으면 예약하시길 권합니다. 습을 좀 먹었으나 습창차는 아니면서, 발효도는 높고 탕색은 진하며, 가격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편에 속하고, 어찌 보면 가성비가 매우 높은 이런 차를 좋아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완전건창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런 차는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여간 이러저러한 장단점을 감안하고 주문하시면 됩니다.

엽저를 보면 어린 잎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좋습니다만, 미세하게 탄력이 떨어지는 것들이 소량 있습니다. 습을 먹은 특징이 조금 보인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