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차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차창이 몇 군데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맹해차창이 있고, 숙차 제조의 원조 추병량 선생이 설립한 해만차창도 유명하지요. 지금 소개하는 은공작숙병을 만든 흥해차창도 숙차를 꽤 잘 만드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흥해차창에서 나오는 차 중에 외포장에 공작 그림이 그려진 것들이 많은데, 예전에 맹해차창에서 반장유기차와 공작지향 시리즈를 주문제작했던 복금차업의 하광삼 형제가 흥해차창에서도 공작 시리즈를 주문제작했기 때문에 그 유풍이 남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04년 이전에 흥해차창에서 제작한 공작 시리즈는 엄청난 고가에 팔리는 것도 꽤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은공작숙병은 물론 그런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차는 아닙니다만, 가성비 면에서 최고의 숙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진기 13년차의 중기차입니다.

차기름이 포장지에 배어나왔습니다.

병면을 보면 어린잎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9.9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첫포부터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숙향, 숙미가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아주 깔끔하고 시원한 단맛이 납니다. 2포부터는 진하면서 풍부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단맛은 끝까지 유지됩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포성도 좋고, 끝까지 첨도나 점성도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깔끔하며 누구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고급 숙차입니다. 흥해차창의 숙병은 나름 정평이 있는 바, 이 차가 바로 그런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엽저는 평범한 편인데 어린잎이 좀 많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