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소개했던 차입니다. 당시 원소장가의 말에 따르면 99년 차라고 하는데 실제 진기는 알 수 없습니다. 제 감관으로 판단해보면 그 정도 진기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겠다 싶어서 99년 차로 소개합니다.

이런 포장합에 들어 있습니다만, 이 포장합이 원래 출고 당시의 포장인지는 의문입니다.

내표가 없습니다. 외포장지는 평범한 중차패 포장지입니다.

어린 잎이 쫙 깔려 있습니다.

앞면도 어린잎으로 깔려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내비가 없다는 것인데, 그것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내비를 떼어낸 것 같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요.

병면만 봐도 어린잎 위주로 만든 고급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9.8g을 우려봅니다.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첫포부터 부드러운 단맛과 달콤한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 보이차에는 없는 독특한 향입니다. 어린잎을 많이 쓴 차에서 느낄 수 있는 달달한 단맛이 특징적입니다. 봄차 중에서도 어린잎을 골라서 만든 보이차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이 바로 이런 맛입니다. 병배차라기보다는 어린잎 위주의 단일차청으로 만든 차이기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단조롭다는 느낌도 듭니다. 탕색이 매우 맑고 맛과 향도 매우 부드럽고 순합니다. 마실 때 아주 편안한 느낌입니다.

진기 20년의 노차 대열에 들어간 차 중에 이렇게 어린잎으로 만든 차는 시중에서 구하기가 매우 힘들고 구한다고 해도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맹해차창 건창 60주년기념병(2000년 출시) 같은 차가 그런 차라고 할 수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한 편 구입하려면 큰 결심이 필요하지요. 브랜드 가치가 다르기때문에 단순비교는 불가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이 차는 가성비를 따지면 엄청나게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포장이나 상표에 의문점이 있지만 이런 아날로그의 세계에서 과학적인 검증을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즐겨도 좋은 80% 이상 완성되어 있는 차이고, 세월이 더 지나면 더욱 고급진 프리미엄급 노차가 될 것입니다. 내포성도 좋아서 끝까지 단맛이 아주 좋습니다. 좋은 보이노차의 다양한 조건을 갖춘 상등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엽저만 보면 대수차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급 차청을 썼습니다. 어리면서 두툼하고 탄력있는 엽저입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느낌입니다.